당뇨 환자 혈당 재듯... 콩팥병 환자도 집에서 ‘칼륨’ 측정한다 (2026.02.04. 매일경제)

2026.02.04

바이오 스타트업 ‘더도니’·세브란스 병원 공동 연구
손가락 피 한 방울로 1분 만에 위험 수치 확인 가능
병원장비와 정확도 95% 일치… 美 신장학회지 게재
이강원 서울대 교수 “환자 살리는 기술 위해 창업”



 더도니가 개발한 세계 최초 자가 칼륨 측정기 ‘그노시스-K’[더도니 제공]

더도니가 개발한 세계 최초 자가 칼륨 측정기 ‘그노시스-K’[더도니 제공]당뇨병 환자들은 식사 전후로 손가락을 찔러 혈당을 잰다. 이 간단한 행동이 수많은 합병증을 막는다. 하지만 만성콩팥병(신장질환) 환자들은 그동안 이런 ‘가정용 측정’이 불가능했다. 심장을 멈추게 할 수도 있는 위험한 물질인 칼륨 수치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정맥에 주사 바늘을 꽂고 피를 뽑아야 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강원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 벤처 ‘더도니(The Donee)’가 손끝 피 한 방울만으로 집에서 간편하게 칼륨 농도를 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그 정확성을 입증했다.

더도니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철호·유태현 교수 연구팀은 휴대용 칼륨 측정기 ‘그노시스-케이(Gnosis-K)’의 임상 연구 결과, 병원에서 사용하는 대형 정밀 분석 장비와 대등한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장 분야 국제학술지인 ‘미국신장학회지(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칼륨은 우리 몸의 근육과 신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돕는 전해질이다. 시금치, 바나나 같은 채소와 과일에 많이 들어있다. 콩팥 기능이 정상인 사람은 소변으로 칼륨을 배출해 농도를 조절하지만, 콩팥병 환자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몸속에 칼륨이 과도하게 쌓이는 ‘고칼륨혈증’이 오면 근육 마비는 물론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 발생해 돌연사할 위험이 크다.

 [더도니 홈페이지]

[더도니 홈페이지]연구팀은 말기 콩팥병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그노시스-케이’의 성능을 확인했다.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소량의 모세혈을 일회용 검사지(스트립)에 묻혀 분석한 결과, 병원에서 정맥혈을 뽑아 측정한 수치와 0.95의 상관계수를 보였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두 값이 일치한다는 뜻이다. 측정에 걸리는 시간도 1분 이내로, 채혈부터 분석까지 긴 시간이 걸리던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번 성과는 임상 현장의 수요를 파악한 병원과 공학적 솔루션을 가진 대학 연구실이 만나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건넌 사례로 꼽힌다. 이강원 대표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이자 더도니의 창업자다.

이 대표는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만성 콩팥병에 대한 관리가 더더욱 시급한 시점”이라며 “환자가 집에서 직접 식후에 칼륨 수치를 측정하면서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재 칼륨 수치를 개인이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전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유럽 및 미국에서도 이에 대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더도니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관련 제품을 개발중”이라며 “세계 최초로 한국이 이 제품을 상용화 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더도니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에 관련 특허 등록을 마쳤다. 향후에는 칼륨뿐 아니라 혈당도 동시에 측정하는 복합기를 출시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유태현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고칼륨혈증은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치명적인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어 꾸준한 모니터링이 생명”이라며 “당뇨 환자의 혈당계처럼, 콩팥병 환자도 스스로 칼륨을 관리하며 응급 상황을 예방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기사 링크 :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632170?type=journalists